노후 자금도 맡겨주세요 시니어 모시기에 팔 걷은 은행들
노후 자금도 맡겨주세요 시니어 모시기에 팔 걷은 은행들
노후 자금도 맡겨주세요 시니어 모시기에 팔 걷은 은행들
노인 기준 73세는 돼야 명함 내밀지 5060도 맞벌이가 대세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시니어들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자녀들을 상대로 증여나 상속 등까지 고민하는 만큼 절대 인구 감소 속에서 금융사들에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 관리·연금 서비스, 상품 개발 및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전담하는 시니어 사업 관련 태스크포스(TF)와 부서를 신설해 운영 중이며 인구 고령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명보험사들도 요양 사업을 신규 먹거리로 보고 요양시설 건립에 나서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시니어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시니어TF를 신설했다.
12개 부서에서 15명이 해당 TF에 차출돼 시니어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니어TF에선 신한은행이 이미 시니어 고객들을 위해 운영 중이던 ‘신한 50+ 걸어요’ 서비스의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제휴사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 50+걸어요는 만 50세 이상 고객이 매일 목표 걸음을 달성하면 캐시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출시됐다.
또 60세 이상 퇴직자 등 연금 수령 고객을 위한 특화 상품 패키지를 구축하고, 기존 시니어 관련 상품 라인업 재점검을 통해 신규 상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니어 관련 부서를 만들어 시니어 사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이 주도하고 KB금융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시니어사업TF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 WM추진부와 KB라이프생명,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해당 TF는 올해 상반기에 시니어 사업 방향을 확정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시니어 관련 사업에 집중하는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지난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WM본부에 신설했던 ‘하나더넥스트사업부’를 타 본부 사업부와 통폐합하며 해당 본부의 기능을 강화했다.
시니어 고객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면서 신규 사업 추진력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도 시니어 전담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 마케팅 부서 내에 생애 주기 마케팅팀을 신설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시니어 관련 사업이 보험 사업과 연관성이 큰 만큼 우리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향후 시니어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의 요양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특히 고령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추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요양시설 건립을 실제로 추진 중인 생보사는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KDB생명 등 4곳이다.
KB라이프는 요양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올해 4월 은평, 7월 광교, 10월 강동 지역에 노인 요양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올 하반기 미사신도시에 요양시설을 짓고, 2027년에는 은평에 노인복지 주택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하나생명은 올해 수도권에 주간보호센터를 세운 뒤 내년에는 요양센터를 신설할 방침이다.
KDB생명은 임차권을 통해 요양시설을 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요양 사업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요양시설 건립의 경우 자금력이 풍부한 금융지주 산하 생보사 외엔 어렵다는 것이 한계로 꼽힌다.
수도권에 시설을 지어야 경쟁력을 가진다는 인식이 큰 상황에서 용지를 매입할 자본력을 보유한 생보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다.
실제 ‘빅3’ 생보사인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조차도 TF를 꾸리는 등 요양 사업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을 뿐 시설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그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융그룹 계열사인 생보사들은 자본력을 보장받는 만큼 수도권에 시설을 세울 수 있지만 다른 생보사들은 그럴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