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걸어잠근 저축은행 …상품 절반은 600점 이하 불가
대출 걸어잠근 저축은행 ;저소득·저신용 계층의 주요 자금공급처인 저축은행이 대출 수도꼭지를 걸어잠그고 있다.
신용이 낮은 차주의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는데,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미 저축은행의 가계·기업 대출잔액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각종 리스크가 증가하고 부동산·건설 경기 시장의 전망이 어두워진 결과로 풀이된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지난달 업계 주요 대출상품 96개를 분석해 보니
45.8%에 달하는 44개 상품은 신용점수 600점대(7등급) 아래로 실행되지 않았다.
[ 내년 건설투자도 빨간불 ,계속되는 금리 인상 언제까지… ]
한 달간 저축은행이 취급한 대출상품 중 절반가량은 저신용자가 이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1년 전만 해도 업계 대출상품은 총 131개로, 600점대 이하로 대출이 나가지 않았던 상품은 35.8%(47개) 정도였다.
대출이 이뤄지지 않은 상품 중에서는 통상 저소득·저신용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도 포함됐다.
OK저축은행의 OK라이더론이 대표적이다. 배달라이더에 종사하는 고객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데 이용자 81.64%가 신용점수 701~900점대의 고신용자였다.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자주 찾는 비상금대출 역시 웰컴저축은행과 다올저축은행에서는 신용점수 600점대 이하가 받지 못했다.
저축은행들은 대형사도 예외 없이 대출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자산규모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대출심사 기준을 깐깐하게 바꿔 자금공급을 보수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달 25일 신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모기지론을 한시 중단했다 27일 재개했다.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대출심사 문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지난 5월부터 사업자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제대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대출 걸어잠근 저축은행
저축은행의 자금공급은 지방 도시들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대전지역에서 이뤄진 저축은행 업계의 가계대출 잔액은 615억원으로 한 달 만에 11.6%(81억원) 급감했다.
올 초만 해도 해당 지역의 대출 규모는 800억원대를 웃돌았었다. 기업대출 부문은
서울·부산·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대출잔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급등으로 대출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취약계층 리스크가 커지면서 저축은행들이 대출관리 기조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전망이 어두운 것도 업계가 대출을 꺼리는 이유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2금융권의 자금공급이 줄어들면 돈 빌리려는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2금융권은 취급한 담보대출 대부분이 후순위로 들어가 있고,
주택·건설 시장의 경우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존재한다”면서
“업계가 대출 집행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