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 ,세계를 휩쓸다 …실적·주가·고용 ‘주춤’
반도체 혹한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고금리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소비자 수요가 약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혹한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요 감소 같은 시장원리뿐 아니라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장비 제재 같은 정치 리스크까지 악재가 연일 터지는 상황이다.
이에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주가, 고용 등이 주춤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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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빅3’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비롯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매출
5대기업의 3분기 매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209억5800만달러(약 30조원)에서
182억9000만달러(약 26조1500억원)로, 인텔은 187억8600만달러(약 26조9000억원)에서
150억4000만달러(약 21조5000억원)로, 마이크론은 78억4000만달러(약 11조2000억원)에서
42억5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로 각각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 3분기에 파운드리 등을 포함한 반도체 매출 규모가 TSMC(202억달러·28조9000억원)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기업을 외면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는 -20.6%, SK하이닉스는 -5.1%, 대만 증권시장에 상장된 TSMC는 -34.4%,
미국 나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린 인텔과 마이크론은 각각 -53%, -22.3%로 주가 낙폭이 크다.
시가총액 1억달러(약 1428억원) 이상 미국 상장 반도체 기업 30개 주가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2237.74로 한 해 전보다 33.7%나 빠졌다.
주요 기업의 주력 부품사, 고객사 등이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단가 하락 리스크에 휘말린 모습은 여러 지표로 나타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텔의 경우 오는 27일(현지시간)으로 예정된 실적 발표를 전후로 해 수천 명을 감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마케팅 등 일부 부서의 직원 20%가량이 이번 정리해고의 영향권에 들어
인력감축으로 최대 300억달러(43조원)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혹한기를 견디는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장비산업이자 경기 사이클이 급변동하는 수요산업인만큼,
가장 확실히 앞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고품질 신제품 양산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혹한기
미국 정부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상 규정을 어겼다는 평까지 들으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발효시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기업들은 경쟁사를 제칠 수 있는 확실한 신제품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고부가 서버용 CPU(중앙제어장치) 시장을
양분 중인 AMD와 인텔의 차세대 CPU 라인업인 ‘제노아’와 ‘사파이러 래피즈’ 출시를 기다리면서
차세대 메모리 칩인 더블 데이터 레이트 5(DDR5)와 차세대 인터페이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의 속도와 저장 용량을 확대하는 ‘초격차 기술 경쟁’에 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수익성 높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로의 산업 재편이 절실하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위주의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파운드리 부문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차지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입장이다.
TSMC가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보다 높은 수익성을
구가하는 것도 파운드리 위주의 산업 고도화에 성공한 덕분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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