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는 앱으로 밥은 간편식 나혼산 공략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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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전 흔든 영구채 전환 유예 산은 거절에 하림 선택지는
12일 경기 군포에 있는 모바일 세탁 플랫폼 의식주컴퍼니 스마트팩토리.
한번에 최대 1만2000벌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자동화 세탁 공장인 이곳에 빨래감이 끝없이 들어온다.
현장 인력들이 입고된 빨래감을 바코드가 달린 옷걸이에 걸면 대부분 후속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인공지능(AI) 스캐너가 순식간에 빨래 상태를 촬영하고, 옷에 따라 필요한 세탁 코스를 분류하면 자동화 설비를 통해 3시간 만에 세탁, 드라이, 다림질, 출고가 이뤄진다.
장기진 의식주컴퍼니 군포공장 관리부장은 “AI 설비가 의류 빅데이터를 수집해 분류 오차를 줄이면서 자동화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 핵심 고객은 수도권에 사는 1~2인 가구다. 전체 62만 고객 가운데 1~2인 가구 비중이 63%에 달한다.
의식주컴퍼니는 빨래할 여력이 없거나 집안에 세탁기, 건조기 등 가전제품을 넣을 공간이 적은 가구를 공략해 2019년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출시했다.
밤 10시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세탁을 신청하면 한밤 배송을 통해 다음날이면 세탁물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50만 가구를 돌파해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모바일 세탁 플랫폼이 성황을 이루는 것도 1인 가구 증가 효과가 직접적이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정보통신(IT) 기술에 익숙한 1인 가구로 사회 구조가 바뀌면서 생활 빨래도 외부에 맡기려는 가사 노동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0집 가운데 3집(34.5%)이 1인 가구가 될 정도로 거주 환경이 빠르게 변하자 의식주컴퍼니는 서비스 출시 4년 만에 누적
투자액 1200억원, 기업가치 7000억원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현재 수도권에 1~3공장을 두고 있는데, 연내 1인 가구가 많은 부산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대기업들도 1인 가구를 겨냥해 앞다퉈 ‘싱글노믹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작은 주택에 들여놓기 쉽게 디자인하거나 가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손쉽게 요리나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한 소형 가전이 대표적이다.
기계 한 대로 여러 종류의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제품은 특히 인기다.
삼성전자가 전자레인지와 그릴, 에어프라이어, 토스터 기능을 합쳐 만든 ‘비스포크 큐커’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의 일체형 세탁 건조기 ‘트롬워시타워 컴팩트’나 안마의자 ‘힐링미 파타야’도 1인 가구에 맞게 크기를 줄여 내놓은 제품이다.
쿠쿠홈시스는 초슬림 벽걸이 공기청정기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인 가전제품 열기는 소형 조립식(모듈러) 주택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에너지·냉난방공조 기술을 활용한 31.4㎡(9.5평) 규모 소형 주택 시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소형 모듈러 주택 1위 제작사와 협력해 친환경 주택을선보였는데 곧 국내에서도 모듈러 주택 제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업무에 바쁜 1인 가구가 늘면서 간편식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21년 2587억원에서 지난해 3400억원으로 31.4% 급증했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외식비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사에 능숙하지 않은 1인 가구도 쉽게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과 서비스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1인 가구가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대를 설정하는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