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종이컵 계속 쓴다 모두가 불만 과잉규제 사실상 폐기
식당 종이컵 계속 쓴다 모두가 불만 과잉규제 사실상 폐기
식당 종이컵 계속 쓴다 모두가 불만 과잉규제 사실상 폐기
총리도 장관도 배추 만 찾는 이유? 가격 얼마나 떨어졌나 보니
정부 방침에 따라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하던 커피전문점 사장 A씨는 최근 부쩍 늘어난 고객 불만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종이 빨대를 끼우면 음료 맛이 이상해진다” “빨대가 흐물거려 제대로 쓸 수 없다”와 같은 원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종이 빨대가 훨씬 비싸지만 정부가 시키는 대로 종이 빨대를 사용했는데 고객은 쓰기 싫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학교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떡볶이를 종이컵에 담아주고 있는데 매장에선 사용하지 말라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B씨는 “아이들에게 컵떡볶이를 나가서 먹으라고도 해봤지만 마음이 불편했다”면서
“다회용 컵을 이용하자니 아이들이 몰리는 하교 시간에 컵을 씻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친환경 기조를 앞세워 시행했던 일회용품 규제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식당, 카페, 편의점 등 업주 불만은 물론이고 소비자 불편도 컸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민원이 집중되면서 정부는 민생대책의 일환으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조처를 철회한다고 7일 발표했다.
식품접객업의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조처에 대해서는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편의점 비닐봉지 사용도 당분간 단속하지 않기로 했다.
두 조처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돼온 일회용품 추가 규제로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됐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년 계도기간에도 공동체 내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원가 상승,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통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규제로
또 하나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고 연장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임 차관은 종이컵 사용 금지와 관련해 “다회용 컵을 씻을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거나 세척기를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늘었다”며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종이컵 금지 대안으로 다회용 컵 권장과 재활용 확대를 제시한 바 있다.
정부 방침과 달리 일회용 종이컵은 수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회용품 저감 관련 협약을 자발적으로 맺은 스타벅스·배스킨라빈스·빽다방 등
카페 프랜차이즈 14곳과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KFC 등 패스트푸드 업체 4곳이 2017~2021년 회수한
일회용 컵은 연평균 2억3857만개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용량 대비 회수량 비율은 27.5%로,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금지 계도기간 종료 시점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대체품 품질이 개선되고 가격이 안정되는 때’ 계도기간을 끝내겠다는 것이 환경부 방침이다.
임 차관은 “비싼 빨대를 구비하고도 고객과 갈등을 겪어야 하는 이중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편의점을 포함한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업의 비닐봉지 사용 금지 조처의 계도기간도 연장했다.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도 이행이 잘되고 있다는 것이 연장 이유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5개사가 상반기에 사용한 봉지 70%가 ‘생분해성’이었다.
23.5%는 종량제 쓰레기 봉지, 6.1%는 종이봉투였다. 일회용 비닐봉지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