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하자 카이스트 박사님들 탈출 러시

해외 취업하자 카이스트 박사님들 탈출 러시

해외 취업하자 카이스트 박사님들 탈출 러시

귀찮아서 날린돈 꽤 되는데 나도 깔아볼까 나흘만에 22만명 가입

한 수도권 대학 기계공학과 박사 출신인 A씨(34)는 박사학위를 딴 후 미국 스타트업에 바로 취업했다.

A씨는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 한국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취업한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연봉 조건이나 처우가 생각보다

좋진 않다며 불만이 많다”며 “꿈을 펼치고자 일찌감치 대우가 좋은 미국 기업에 취업을 했고, 연봉도 친구보다 많이 받아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공계로는 국내 최고라고 평가받는 KAIST 박사학위 취득자의 취업 상황을 봐도 이 같은 경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3일 매일경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뢰해 받은 KAIST 자료에 따르면

KAIST 이공계 박사 출신 해외 취업자 수가 8년새 4배 가까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의 해외 취업은 지난 2015년 31명에 불과했지만 2016년 35명, 2017년 42명으로 늘었다.

2018년 34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2019년 56명, 2020년 60명, 2021년 44명, 2022년 62명이 해외 취업을 선택했고

작년에는 해외 취업자가 무려 117명이나 됐다. 이는 작년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취업을 했던 653명의 18%에 달하는 수치다.

2015년에는 취업자 498명 중 해외 취업은 31명으로 6.2%에 불과했는데, 해외 취업 비율만 봐도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KAIST 박사 출신 최 모씨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해외, 특히 미국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취업하더라도 국내 대기업보다 연봉이 훨씬 많고, 근무환경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국내 박사 출신들이 영주권을 따기가 수월한 편인데다가 한국에서는

이공계로 취업을 잘 해봤자 의사보다 돈을 못 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이어 “게다가 노조 힘이 막강해 능력에 상관없이 모두 비슷한 연봉을 받고

여성 할당제나 지역 할당제 등으로 공정성이 깨지고 있는 것도 고급 이공계 인력이 국내 대신 해외로 가는 주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에 취업한 전자공학 박사 출신 B시는 “박사학위까지 따는데 투입된 노력에 비하면 연봉이 턱없이 낮다고 생각한다”며

“출연연이다보니 정년이 보장되긴 하지만 현재 연봉으로는 중산층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보고 미국에 있는 기업 연구소에 어플라이(입사 지원)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박사 출신이 일할 만한 자리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생명공학 박사 출신 C씨는 “현장에 가서 공부했던 내용을 다양하게 적용해 보는 게 목표라 박사후 연구원(포닥) 제의를 뿌리치고 중견기업에 입사했다”며

“1년 간 일해본 결과 중견·중소기업에서는 박사 출신이 일할 수 있는 직무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다양한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병훈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이공계 인력 양성을 위해 열심히 투자하지만

정작 양성된 인력을 국내에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홀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우수 인력에게 스톡옵션과 차별적인

연봉을 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기업 내부적으로 승진도 빠르게 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을 갖춘다면 국내에 남는 우수 인력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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