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재고율 외환위기급 …점점 커지는 경기침체 경고음
제조업 재고율 외환위기급 ;미국·중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 재고율이 3개월 연속 12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9월(122.9%) 이후 재고율이 120%대로 치솟은 것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물류난 등으로 재고율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던 2020년 5월 뿐이었다.
특히 글로벌 ‘소비 절벽’이 현실화하며 한국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고가 급증,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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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재고율(출하량에 대한 재고 비율)은 지난해
8월 111.0%에서 올해 8월 124.0%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 6월 124.2%로
120%대를 넘어선 제조업 재고율은 7월 124.5%에 이어 3개월 연속 120%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물류난 등으로 재고율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던 2020년 5월(127.5%)을
제외하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영향이 컸던 1998년 9월(122.9%) 이후 재고율이 120%대로 치솟은 것은 최근 석 달이 처음이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재고율이 올 8월 99.7%를 기록해 지난해 8월(47.5%) 보다 52.2%포인트 치솟았다.
제조업 재고율 외환위기급
재고율 급등은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어도 국내외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로 수출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고 급증은 향후 기업의 수익성 악화, 생산·투자 감소로 이어져 얼어붙고
있는 경기를 더욱 빠르게 냉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급랭한 가운데 최근 주춤했던 환율과 물가까지 다시 적신호를 켰다.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하며 1450원선을 위협하는 중이며 기대인플레이션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인 제품들도 넘쳐나면서 국내 제조업 재고율은 IMF 외환 위기급으로 치솟았다.
휘몰아치는 복합위기 징후에 한국경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면서 경기침체의 고통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커진다.
실제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8월 기준 75.2%로 2분기 평균(76.2%)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더해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제품이 팔리지 않아 발생하는 ‘악성 재고’가 앞으로 늘어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IMF는 최근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2.7%로 0.2%포인트 낮추는 등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을 예고했다.
조성환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실 팀장은 “최근 제조업 재고가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2분기 재고 증가로 기업들이 3분기에는 생산을 줄이면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시차를 두고 고용, 신규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며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