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급등 경고등 카드사 부실채권 처리 한계 드러나

연체율 급등 경고등 카드사 부실채권 처리 한계 드러나
연체율 급등 경고등 카드사 부실채권 처리 한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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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상승에 위기감을 느낀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정리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약 1조 원 가까운 부실채권을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한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채권을 처리하는 속도를 연체율 증가가 초과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가 올해 1분기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950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915억 원) 대비 약 38% 증가한 수치로, 2021년(7749억 원)과 2022년(6705억 원)의 연간 매각액을 이미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가 1분기 동안 2798억 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하며 가장 많은 정리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111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카드는 2295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전년 동기(135억 원) 대비 무려 17배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하나카드 역시 같은 기간 69억 원에서 926억 원으로 규모가 급증했다.
이외에도 우리카드(1293억 원), 신한카드(1095억 원), 현대카드(676억 원), 삼성카드(392억 원), BC카드(30억 원)가 뒤를 이었다.
카드사들의 부실채권 매각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1분기 기준으로는 2000억 원대를 유지했던 것이 이후 매년 가파르게 치솟고 있으며
올해도 현재 추세대로라면 매각 규모가 지난해 기록한 3조3799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지난해 매각 규모는 전년도(2조2374억 원) 대비 51% 증가한 바 있다.
부실채권 매각이 늘어난 이유는 고공행진 중인 연체율 때문이다.
서민층 대출 창구 역할을 했던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영업을 축소하며 중·저신용자들의 수요가 카드론에 집중됐고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도 이와 같은 이유로 카드론 취급을 확대했다.
하지만 저금리 시기가 끝난 데다 경기 침체까지 장기화되면서 상환 능력을 상실한 채무자가 급증해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자산 건전성을 높이려 부실채권 매각에 적극 나섰지만 연체율 증가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대선 기간 동안 등장한 채무탕감 공약으로 인해 납부를 미루는 사례가 늘었으며, 이에 따라 2분기 연체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 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대환대출 채권 포함, 1개월 이상 기준) 단순 평균은 올해 1분기 기준 1.93%로, 이는 2021년 초반 1%대 초반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KB국민·하나·우리·BC카드 등 부실채권 매각량이 많았던 카드사들의 실질 연체율은 이미 2%를 넘긴 상태다.
다만, 부실채권 매각량 증가와 함께 대출채권 매매이익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매매이익은 6320억 원으로 전년(5848억 원) 대비 8%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21년(2230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183%의 상승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