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D램 반도체, 한국 수출효자 품목에 도미노 타격오나
서버용D램 반도체;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가 생산하는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시키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가 긴장하고 있다. 수출 금지 대상이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에 속하는 제품이라 구축에 쓰이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을 이끌어온 효자 제품으로, 국내 업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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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반도체 대기업인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로부터 AI에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허가 규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수출 금지 대상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 AI용 반도체인 A100과 H100 등이다.
앞으로 엔비디아가 개발할 제품 중 A100 이상의 성능을 내는 반도체와 이 반도체가 포함된 시스템도 모두 수출할 수 없다.
역시 미국 반도체 업체인 AMD도 같은 규정에 따라 AI용 GPU 반도체인 M1250의 중국 수출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A100과 H100이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에 속하는 제품이란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IT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 안에 모아서 운영·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데이터 사용·처리 기반은 메모리반도체다.
현재 기준으로 통상 하나의 센터에 D램만 2000만GB가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버용D램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GPU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면 서버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를 기대하고 투자를 늘리던 국내 업체들 입장에선 서버용 D램 수요 파급 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총매출의 40% 안팎을 책임지고 있다.
타제품 대비 고부가가치라 캐시카우(핵심 수익원)로도 통한다.
서버용 D램 성장 전망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업계 최초로 512GB(기가바이트) CXL D램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메모리·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 인터페이스다.
SK하이닉스도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리며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HBM3 D램을 개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디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위축에 서버용 D램 수요까지 타격을 입으면 칩 가격 자체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계획 축소도 감지되고 있다”면서
“수요둔화와 재고조정의 이중고가 메모리에서 예상보다 더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