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역전한 ‘반포불패’… 래미안퍼스티지 84억 찍었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초구에서는 아파트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해간 서초구 일대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면서다. 특히 반포동에서는 84억원짜리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압구정 재건축 단지의 최고가를 역전하는 모습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22.7㎡(전용면적)는 지난달 21일 8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아파트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 3월말 80억원으로 넉달 새 4억원이 오른 셈이다. 이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196.2㎡가 지난 1월 8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을 역전한 가격이다.
최근 들어 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강남구와 ‘강남권 1위’ 자리를 놓고 대결 구도가 형성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상승·보합세를 유지하면서 누적 기준 0.69% 올랐다. 반면 강남구의 경우 최근 6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총 0.26% 상승에 그쳤다.
실제로 반포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반포자이 244.5㎡는 지난 3월 75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크로리버파크 129.9㎡도 지난 5월 68억원에 실거래되며 직전 최고가보다 2개월 만에 5억원 가격이 뛰었다.
이처럼 서초구 일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규제 풍선효과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1년 더 연장되면서다. 이로 인해 주거용 토지는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수가 가능하고, 매수 후 2년 동안은 전매나 임대가 불가능해 매수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 셈이다. 이는 2020년부터 3년째 거래 규제를 적용받게 된 것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두 자치구는 신축 단지의 비중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과 달리 재건축 단지가 서초구는 재건축이 끝난 신축 단지가 많은 편이다. 이는 전세가격을 높여 매매 가격을 끌어올리게 된다. 서초구에 높은 가격의 신고가가 속출하는 이유다. 직방에 따르면 입주 경과 연한이 올해 5년 이하인 신축 단지의 비중은 서초구가 12.97%, 강남구가 8.75%다.
최근 재건축 사업 규제완화도 기대보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초구의 경우 신축이 많아 실거주가 용이하고 전세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라며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수익률도 악화되면서 수요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