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빛 못보는 금 …내년엔 기회 잡을까
킹달러에 빛 못보는 금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金) 투자는 달러화 우세 속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다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금 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 투자가 조명 받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지난 11일 기준)은 5272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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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달 말 대비 75억원(1%)이 늘어난 수치로 달러와 엔화 예금의 증가세에 비하면 다소 미미한 수준이다.
킹달러와 엔저현상 등의 영향으로 금 투자는 상대적으로 시들해진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평소에도 보통 금값에 따라 매달 조금씩 등락이 있는 편”이라며
“달러나 엔화처럼 큰 편차가 벌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3월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온스당 2040.10달러에
거래되며 고점을 찍은 후 내림세를 이어왔다. 이달 초 1630.9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회복세다. 전일 종가 기준 1776.90달러였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자산으로 여겨졌지만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가지고 있어도 수익률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근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금이 내년 말쯤에는 두자릿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이 내년 말까지 1900달러 이상으로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UBS는 “금 값이 내년 겨울까지 13% 정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킹달러에 빛 못보는 금
UBS 분석에 따르면 실질금리가 1%포인트 인하될 때마다 금 가격은 19%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UBS는 내년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내년 말까지 최대 1.75%포인트 정도 정책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봤다.
UBS는 “연준이 예상보다 높은 최종금리를 시사하면서 몇 개월간은 금 가격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연준이 긴축을 중지하고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인 입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금 가격 약세가 저가 매수 포지셔닝 기회”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자산관리전문가들은 금 투자는 수수료, 매수가·매도가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성진 KB국민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골드바 투자의 경우 부가세 등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20% 올라야 본전이다.
금은 주식처럼 배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금 시세에 의존해야 한다”며
“하지만 국제 금 시세는 수요, 공급 등의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학수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금은 부가세 등 수수료 20%를 고려하면 변동성이
크지 않아서 크게 선호하지 않는 투자 수단”이라며 “달러 같은 경우에는 수수료가 1% 남짓이기 때문에 사고파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고금리 시대에 달러예금은 가만히 두기만 해도 5%의 수익을 얻는데, 금은 이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다만 지난해부터 생긴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에는
주식거래 하듯이 증권사에서 적은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할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