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터 닦은 그곳주 베일에 다시 K건설 바람
정주영 터 닦은 그곳주 베일에 다시 K건설 바람
정주영 터 닦은 그곳주 베일에 다시 K건설 바람
정부와 기업이 손잡은 ‘원팀코리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전에서 거대한 모래바람을 일으켰다.
국토교통부는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사우디 동부 주베일 지역에서 추진하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현대건설이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아미랄 프로젝트의 규모는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로 한국 기업이 그동안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해외 수주 500억 달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 건설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후 첫 수주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번 수주에 대해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번영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 되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제2의 중동 붐을 위해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원팀코리아를 구성하고,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 중동 지역으로 가서 수주 지원 활동을 펼쳤다.
원 장관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아람코 CEO를 만나는 등 고위급 외교를 지속했다.
계약 서명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향후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 후속 수주를 위해 원팀코리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우디 주베일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76년 당시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이 공격적인 입찰전으로 유럽 등을 제치고 사우디에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베일산업항 공사는 한국의 현대건설에 낙찰됐다. 사우디는 아무런 조건 없이 공기를 6개월이나 앞당기겠다는 현대의 제안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6년 2월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체신청은 기술력에서 앞서는 영국·독일을 두고 한국의 현대건설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주영 당시 사장은 ‘사우디의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애초 예정된 입찰가(약 12억 달러)보다 22% 감액한 9억3000만 달러를 써냈다.
유럽의 벽을 뚫기 위한 승부수였다. 이후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만 232억 달러(약 30조원)를 벌어들였다.
정주영 회장부터 이어온 사우디 진출 반세기
아미랄 프로젝트는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해 조성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기지로 현대건설은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또다시 ‘중동 붐’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미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중동 지역에서 ‘K건설’의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Aramco)’와 다져온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 2025년 준공 예정)
를 비롯해 울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2026년 준공 예정)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