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활짝 열고 에어컨 무조건 18도 명동,홍대 70%가
문 활짝 열고 에어컨 무조건 18도 명동,홍대 70%가
문 활짝 열고 에어컨 무조건 18도 명동,홍대 70%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서울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상점들은 문을 열어둔 채 냉방하고 있었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은 “에어컨은 가게 오픈부터 마감까지 켜져 있다”며 “문은 손님이 편하게 들어오라고 항상 열어둔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화장품 가게는 길가 방향으로 선풍기를 설치해 뒀다.
에어컨 냉기를 바깥으로 내보내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호객하는 직원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다.
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두는 ‘개문냉방’ 영업이 올해 여름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명동예술극장 인근 거리에 있는 매장 60여곳을 돌아보니 식당이나 카페처럼 손님이 길게 머무는 몇 곳을 빼고는 대부분 가게가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상점이 마주 보고 줄지어 있는 골목을 걷다 보면 양쪽에서 에어컨의 냉기가 새어 나와 서늘하기도 했다.
옷과 소품을 파는 4층 규모의 가게 문 앞을 지날 때는 거리로 찬바람이 돌았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층마다 4~8개의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매장 안을 몇 발자국 걸을 때마다 에어컨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다른 옷가게는 2층까지 이어진 대형 접이식 문을 열어둔 채 냉방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개문냉방이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전기요금이 오른 부담보다도 손님들이 찾지 않아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더 걱정이라는 얘기다.
한 기념품 상점 사장은 “문을 닫아두면 손님들이 부담스러워서 열고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에어컨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출입구 위에 에어커튼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개문냉방은 여름마다 지적되지만, 에너지 다(多)소비 현실은 바뀌지 않는 모양새다.
에너지공단이 지난달 20~21일 전국 26개 주요 상권을 대상으로 개문냉방 영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5298개 매장의 12%인 634개가 개문냉방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명동·홍대)의 개문냉방 영업 비율이 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충북(터미널·성안길, 38%) → 대구(동성로·계명대, 26%) → 대전(갤러리아·둔산동, 17%) 등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신발(47%) → 화장품(36%) → 의류(28%) → 휴대폰(19%) 등의 개문냉방 영업이 많았다.
4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상점들도 명동처럼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었다.
젊음의 거리 인근 옷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은 “출근하면 에어컨은 우선 18도로 켠다”며
“출입문은 거의 열어두고, 실내가 시원해지지 않을 정도로 더운 날에는 중간 여닫이문만 닫는다”고 했다.
이 가게에는 바깥 출입문에서 서너 발자국 안쪽에 투명한 중간 여닫이문을 달았는데, 이날은 모두 열린 채였다.
친구들과 홍대를 찾은 고등학생은 “가게 문을 열어두면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안쪽이 보여서 아무래도 더 들어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홍대 거리의 일부 가게는 출입문을 열고, 투명한 비닐 가림막을 설치해 안이 보이도록 했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냉방시 냉방에 필요한 전력량은 약 1.7배 증가한다.
10시간 영업하는 203㎡(약 61평) 매장이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면 여름철 전기요금이 월평균 81만3430원이지만,
문을 열면 이보다 1.3배(26만9990원) 늘어난 108만3420원이 나온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