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탄소제로 가려면 산림 토지 황폐화 방지에 더 신경써야
반기문 탄소제로 가려면 산림 토지 황폐화 방지에 더 신경써야
반기문 탄소제로 가려면 산림 토지 황폐화 방지에 더 신경써야
“UN 사무총장 시절 가장 자랑스런 업적이 뭐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에 기여한 것을 말합니다.
이 협약에서는 산업과 에너지 측면에서의 탄소배출 저감을 주로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최근 들어 더욱 중요해지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산림과 토지 황폐화를 방지하는 일입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23일 “국제 환경분야 3대 협약인 파리기후변화협약(UNFCCC), 생물다양성협약(UNCBD),
사막화방지협약(UNCCD) 중 최근 들어 UNCCD에 관련된 토지와 산림 황폐화 방지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호텔에서 서울대와 그린어스커뮤니티(GEC), 산림청,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한 ‘넷제로 LDN포럼’에서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반 총장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산림과 토지 황폐화 방지가 넷제로(탄소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막화 방지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 등을 다니면서 열대우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림 황폐화 현상에 경악을 금치못했던 경험이 있다”며
“인도네시아만 하더라도 지구온난화로 자카르타가 물에 잠길 것을 우려해 수도를 칼리만탄섬으로 이전하는 탓에 그 곳에서 또
다른 산림 황폐화가 일어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 총장은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부통령을 만나 수도를 꼭 옮겨야 한다면 나무를 한 그루 자를 때
다른 곳에 두 그루를 심어서라도 산림 황폐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특히 UNCCD가 2015년에 채택한 토지황폐화중립(LDN)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막화 등으로 인해 토지가 황폐화되면 토양 내에 함유돼 있는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기후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대응에 더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몽고의 사막화된 땅에 억지로 심었던 나무가 나중에 가서보니 내 키의 2배 높이로 자라 있는 것을 보고 감동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조연설을 한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역시 토지 황폐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UNCCD가 지난해 발간한 세계토지전망에 따르면 인류의 개발과 도시화,
산림 훼손 등으로 지구토양의 40%가 황폐화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로 인해 토지 내에 있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된 것이 폭염과 가뭄 등 극단적인 이상이변의 원인이 되고,
생물 다양성과 식량, 그리고 우리 건강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삶의 터전인 토지가 남용되고 오염되면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전세계 배출량의 23%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다”며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바로 그
다음 단계는 토지와 산림, 농업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황폐화된 국토에서 짧은 시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했고,
2011년에는 창원이니셔티브를 발표해 실천하고 있다”며 “토지황폐화 대응에서 전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2011년 10월 제10차 UNCCD 당사국 총회를 경남 창원에서 열었고,
당시 토지황폐화를 막고 개발도상국 건조지 녹화 시범사업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창원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도 그동안에는 에너지와 산업, 운송과 건물 등에서의
탄소저감에 초점을 둬 왔지만 내년에는 산림과 농업, 해양 등 분야에서의 탄소저감에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