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건설 2년 걸릴때 美마블 3일이면 끝 패러다임 대전환
SMR 건설 2년 걸릴때 美마블 3일이면 끝 패러다임 대전환
SMR 건설 2년 걸릴때 美마블 3일이면 끝 패러다임 대전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말 원자력발전 전문가를 찾는다는 이례적인 채용 공고를 냈다.
내용은 한 문장이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모듈원전(SMR)과 마이크로 원전의 통합 기술을 이끄는 전문가 구함.”
마이크로(초소형) 원전은 미래 에너지산업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한동안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을 중단한 미국은 차세대 원전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민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초소형 원전 원료로 쓰일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망 구축에 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설립한 테라파워가 초소형 원전 투자에 나선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미국 등 주요 테크 선진국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에너지다.
AI 기술 고도화 등을 위해선 전력 확보가 필수다.
전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이를 탈탄소 패러다임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 선진국이 처한 딜레마다.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TRG 분석에 따르면 MS의 빙 검색 AI가
필요로 하는 연간 전력 수요(7200㎿h)를 감당하려면 석탄화력발전소 두 개가 필요하다.
미국의 유일한 원전 전문 연구소인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가 내년 말을 목표로 마이크로 원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야스르 아라파트 INL 마블 프로젝트 책임자는
“냉각재 스스로 온도를 낮춰 뜨거워진 연료를 식히는 패키지 쿨링 기술로 개발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AI를 이용한 첨단 자율 관리 기술까지 더해 원전 유지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그는 “초소형 원자로는 대학생 연구자에게 운영을 맡겨도 될 정도로 별다른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뉴스케일, 웨스팅하우스,
엑스에너지 등 11개사가 서로 다른 초소형 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이 투자한 스타트업 오클로는 1.5㎿ 규모 초소형 원자로를 2026년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아라파트 책임자는 “INL 임무는 민간 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어떤 기술이든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소형 원전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원전을 공산품 찍어내듯 쉽게 만들 수 있어서다.
INL 취재에 동행한 김응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마이크로 원전은 공장에서 생산해 필요한 곳에 설치만 하면 된다”며
“원전 개념을 건설에서 제조로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마이크로 원전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초소형 원전은 배송되는 시점에서 빠르면 3일 안에 설치가 가능해 급박한 전시 상황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미 국방부는 초소형 원전의 군사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INL에서 비밀리에 ‘펠레(PEL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원전산업 부활을 위해 재정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신규 원전 투자비의 30%에 이르는 세액공제와 대출 보증 등 혜택이 다수 포함됐다.
초소형 원전이 SMR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독립 전원이라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 SMR은 일반 전력망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에 비해 초소형 원전은 해상과 수중, 산간 오지 등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는 곳에 건설해 특정 시설에 독립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설계된다.
이정익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300㎿급 전력을 생산하는 SMR은 한 곳에서 발전해 다른 지역으로
송전하는 도시 규모 계획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고, 초소형 원전은 섬, 오지의 독립전원으로 활용도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