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었는데 맞벌이 부부에 한줄기 희망
답 없었는데 맞벌이 부부에 한줄기 희망
답 없었는데 맞벌이 부부에 한줄기 희망
한국의 저출생·고령화 대책으로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서울 지역의 맞벌이·한부모 가정을 중심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민간 서비스기업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가정과 연계하는 일본의 방식을 차용할 전망이다.
다만 가사근로자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가사업무 관련 경력과 지식은 물론 언어능력과 범죄이력 등을 꼼꼼하게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31일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 관련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사업은 내국인 가사·육아 인력의 고령화 등으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가사 근로 분야의 취업자는 2019년 15만6000명에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종사자 고령화도 심각해 지난해 취업자의 92.3%가 50대 이상이며 이 가운데 60대 이상이 63.5%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시범사업은 서울시 전체 자치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도입 규모는 100여명으로, 외국인 가사 근로자가 일하는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이용자 범위는 직장 경력을 유지하며 육아 부담을 지고 있는 20~40대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 임산부 등이다.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 근로자 서비스 제공 기관이 외국인 가사 근로자를 고용하면 해당 기관과 계약을 맺은 가정으로 출퇴근하면서 청소, 세탁,
주방일 등 가사 업무와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먼저 도입한 일본과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이용 시간은 가구 수요에 따라 종일제·시간제 등으로 다양화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용자의 소득과 지역 등이 편중되지 않도록 균형 있게 배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가사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은 국내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이상을 적용받는다.
다만 가사근로자법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휴게·휴일, 연차휴가 등 일부 규정은 적용받지 않는다.
이들의 숙소는 임차계약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 제공 기관이 마련한다. 특히 비용은 가사근로자 본인이 부담한다.
다만 서울시가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외국인 가사근로자가 국내에 정착하는 데 드는 숙소비, 교통비, 통역비 등을 초기에 일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에 따르면 내국인 가사 인력은 출퇴근의 경우도 시간당 1만5000원 이상이 일반적이며 입주형 근로자는 임금이 월 350만~450만원에 이른다.
최저임금을 보장하더라도 이용자의 비용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사 근로자 모집은 해당 인력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E-9 비자)를 송출하는 16개 국가 중 가사서비스 관련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를 우선 검토한다.
직업훈련원에서 6개월 훈련 후 수료증을 발급하는 필리핀이 주요 대상국으로 언급되고 있는 까닭이다.
고용부는 자격 요건으로 △가사업무 관련 국가공인 자격증 보유 또는 이에 준하는 교육 이수 △한국어
시험·영어 면접 통과자 △정신질환자·마약류 중독자·범죄 이력 보유자의 경우 선발 제외 등을 꼽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국내 입국 전후에 취업교육의 일환으로 한국어·문화, 노동법 등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며
“국내 가사 근로자 서비스 제공 기관에 배정된 뒤에는 국내 가정으로 실무 투입 전 아동학대 방지를 포함한 가사·육아, 위생·안전과 관련한 교육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고도화를 위해 외국인력 공급 체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오페어(Au Pair)’ 제도가 대안으로 꼽혔다.
이는 외국인이 호스트 가정에 머무르면서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고, 현지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제도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정부 인증기관 방식은 체계적인 인력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 이용자의 다양한 수요와 이에 부합하는 외국인력 공급 체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기 희망하는 외국의 젊은이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