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캐시 D램 개발 패키징에만 2조 투자 고삐
삼성 차세대 캐시 D램 개발 패키징에만 2조 투자 고삐
삼성 차세대 캐시 D램 개발 패키징에만 2조 투자 고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넘어선 차세대 ‘캐시 D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최대 라이벌 TSMC를 바짝 추격하기 위해 한 해에만 2조원 이상을 패키징 라인 증설에 투자했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은 일명 ‘캐시 D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캐시 D램은 최근 업계를 강타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D램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한 개 칩처럼 수직으로 쌓아 고용량을 구현하는 반면 캐시 D램은
단 한 개의 칩으로 HBM과 맞먹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르면 2025년부터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 D램은 HBM을 패키징할 때와 방법이 다르다. 현재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 수평으로 연결된다.
반면 캐시 D램은 프로세서 위에 수직으로 자리 잡아 연결된다.
이렇게 칩을 최대한 붙여서 배열하면 전기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기가 쉬워지고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D램을 적층하면서 생기는 발열을 잡는 것이 향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캐시 D램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의 HBM보다 전력효율은 60%
개선되고 정보 이동 지연성은 50%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캐시 D램 외에도 반도체 핵심 분야로 떠오른 첨단 패키징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18억 달러(약 2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사 반도체 제조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반도체 ‘큰손’들을 유혹하기 위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AVP팀을 신설해 TSMC 등 라이벌 회사의 고급 패키징 기술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세 회로 구현이 점차 힘들어지면서 각종 칩을 이어붙이는 3D 패키징이 칩
회사들의 경쟁력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실현하려면 패키징 투자는 필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캐시 D램’ 등 패키징용 메모리 신기술 개발에 나선 데는 그동안 ‘후공정’ 정도로 여겨
등한시했던 패키징 분야에서 기술력 차이가 벌어지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을 TSMC에 내줬다는 반성이 작용했다.
실제 TSMC의 지난해 패키징 분야 매출은 51억 1300만 달러(약 6조 7466억 원)
에 달해 삼성전자의 40억 달러(5조 2780억 원)를 앞서고 있다.
패키징 기술력의 중요성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주력 칩인 H100 등장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만 TSMC는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메모리 등 다른 기능의 반도체와 연결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일명 칩렛 기술을 2011년 개발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때 서로 다른 반도체를 수평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일명 2.5D 패키징이고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3D 패키징이라고 불린다.
삼성이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바로 3D 패키징 분야다.
사실 반도체 업계에서 패키징은 ‘후공정’의 영역이었다.
전(前)공정에서 완성된 칩을 자르고 각종 배선을 연결한 뒤 오염·열로부터 안전한 막을 씌우는 작업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애플,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AMD 등이 2.5·3D 패키징 공정을 적극적으로 채택한 이후 업계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이들의 칩을 직접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업체가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패키징 투자와 마케팅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TSMC는 2016년 애플에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징(FOWLP) 기반의 ‘InFO’라는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가장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이 서비스로 삼성과의 애플 칩 수주 경쟁은 TSMC의 승리로 끝났고 ‘CoWoS’ ‘SoIC’ 등 기술을 선도적으로 내놓으며 업계를 휘어잡고 있다.
TSMC가 대만에 확보하고 있는 첨단 패키징 공장만 5개다. 엔비디아·AMD 등과 상당히 끈끈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