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vs막내 싸움에 낀 장녀가 변수 아워홈 남매의난
장남vs막내 싸움에 낀 장녀가 변수 아워홈 남매의난
장남vs막내 싸움에 낀 장녀가 변수 아워홈 남매의난
아워홈 장남과 막냇동생의 ‘뺏고 뺏기는’ 경영권 다툼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은 장녀 구미현씨와 손을 잡고 막냇동생인 구지은 부회장에게 3년 전 빼앗긴 경영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다만 19%가량 지분을 갖고 있는 ‘캐스팅보터’ 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과 연합을 이어갈지, 아니면 방향을 틀어 막냇동생의 손을 잡을 지는 미지수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새로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를 선출하기 위한 임시주총을 이달 말쯤 개최할 예정이다.
구지은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씨를 포함한 기존 사내이사 임기가 내달 3일까지기 때문에 그 전에 임시주총을 열어 사내이사 재신임 건과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처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5월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이달 말에는 임시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전에 이사회가 소집해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안건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본인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자신의 장남인 구재모씨와 황광일 전 아워홈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담아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자신의 측근을 사내이사로 넣어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심산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구 부회장과 명진씨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다. 대신 미현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씨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구 전 부회장 측 인사인 황 전 상무가 회삿돈을 부정으로 수급한 의혹으로 회사와 송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구 전 부회장 측은 사내이사 추천에 대한 내용을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다룬 데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는 업계 전언이 나온다.
아워홈 ‘남매의난’은 막내인 구 부회장이 2015년 아워홈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2016년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장자 승계 원칙을 내세우며 경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구 부회장을 밀어내고 경영권을 쥐었다.
그러나 2020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세 자매(구미현·구지은·구명진)는 ‘의결권 통합 등 주주 간 협약’을 맺고
그해 정기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을 밀어냈다. 결국 막내인 구 부회장이 5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해 직접 경영을 맡게 됐다.
그러나 세 자매 연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구 부회장이 2022년 적자 상태의 아워홈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배당을 대폭
축소하면서 세 자매 연합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장녀 미현씨의 경우 배당금으로 생활했던 터라 동생의 이같은 결정이 달갑지 않은 것이다.
결국 미현씨는 구 전 부회장과 손을 잡고 구 부회장 밀어내기에 가세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장남과 장녀 연합의 승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주총의 일반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이 과반수여야 하며 발행한 주식의 총수가 4분의 1 이상 필요하다.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보유한 지분은 각각 38.56%, 19.28%로 둘을 합하면 50%가 넘는다.
반면 구 부회장과 구명진씨는 각각 20.67%, 19.6%를 갖고 있는데, 합쳐봐야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다만, ‘캐스팅보터’ 미현씨가 지분을 매각한다거나 다시 ‘세 자매 연합’을 결성하는 등 입장을 선회한다면 결과는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주주의 지분을 합치면 절반을 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으면 임시주총에서
두 사람의 뜻대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임시주총 전까지 두 분(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의 의사가
달라질 수도 있는 거고, (미현씨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