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죄다 오르나 ‘상승 경고’
추석 앞두고 죄다 오르나 ‘상승 경고’
추석 앞두고 죄다 오르나 ‘상승 경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다 기상이변,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추석을 한 달 앞두고 28일 발표한 ‘국내외 식료품 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서 “향후 국내외 식료품 물가의 오름세 둔화 속도는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각국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비용 측면의 압력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최근
흑해곡물협정 중단, 인도 쌀 수출 중단 등에 따른 식량안보 우려 등이 식료품 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기관들도 글로벌 곡물 수급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당분간 타이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제곡물가격의 하락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곡물 재고 비율은 밀의
경우 20~22년 37.9%, 23년 37.3%, 24년 36.9%, 같은 기간 옥수수는 25.4% →24.4%→24.4%로 각각 낮아질 전망이다.
주요 IB들 역시 향후 극한 기후와 전쟁
무역보호주의 등으로 밀, 옥수수 가격 하락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이상기후 등이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낸 보고서(The risk of stubborn inflation)에 따르면 올해 중
강한 강도의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곡물 주산지의 기상이변과 농산물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가령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도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국에서는 지난해 이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식료품발 물가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식료품 물가가 지난 3월 19.2%
상승해 4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의 식료품 물가는 최근 기저효과 등으로 오름세가 둔화됐으나 지난해 10% 이상 급등했다.
한은은 이같은 요인들을 종합해
“특히,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국제식량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크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9%(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이며 쌀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제식량가격 상승은 원재료비 인상을 통해 가공식품, 외식 등 식품관련 품목으로 주로
파급되지만 1차 가공품을 원재료로 하는 축산물, 의약품, 화장품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파급될 수 있다.
한은은 “국제식량가격은 국내 가공식품가격 및 외식물가에 시차를 두고 파급된다”며
“국제식량가격과의 시차상관관계를 보면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최대로 나타나며 국제식량가격 급등기에는 파급시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 물가의 경우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식료품 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