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에 2년간 90조 쓰고도 널뛰기 금융위기 후 최악
환율 방어에 2년간 90조 쓰고도 널뛰기 금융위기 후 최악
환율 방어에 2년간 90조 쓰고도 널뛰기 금융위기 후 최악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쓴 돈이 지난 2년간 67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긴축과 강달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을 위해 당국이 달러를 내다 판 사례가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지는 등 외환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당국의 외환시장 순거래액(외환 매입액-외환 매도액)은 2021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여덟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순거래액은 -670억6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 종가(1349원90전)로 환산하면 90조5300억원가량에 달한다.
특히 2021년 3분기 -71억4200만달러였던 순거래액은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뚫은 지난해 3분기 -175억43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한은이 분기별 외환 순거래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9년 3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올 들어서도 순거래액은 1분기 -21억달러, 2분기 -59억7300만달러였다.
환율 급등세가 주춤했을 때도 당국의 환율 방어가 이어진 것이다.
3분기에 환율이 다시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외환당국의 개입 규모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외환보유액 통계를 보면 9월 말 외환보유액은 4141억2000만달러로 8월 말 4183억달러보다 41억8000만달러 줄었다.
환율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환율은 지난 4일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360원대로 뛰어올랐다.
다시 1400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6일 서울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1330원대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이 오후엔 1349원까지 급등한 것이다.
이날 환율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1원70전에 달했다.
6일 한국은행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이처럼 장중 환율 변동폭 10원이 넘는 날이 52일이나 됐다.
2021년엔 1년을 통틀어 5일에 그쳤는데 지난해 68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원화가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환율이 장중에 10원 넘게 출렁인 빈도를 보면 올해는 분기당 17일가량으로 지난해(분기당 16일가량)보다 더 잦다.
올 들어 하루 환율 변동이 가장 심했던 때는 3월로 전체 22거래일 중 열흘간 환율이 10원 넘게 출렁였다.
3월 23일엔 최저 1276원50전에서 최고 1300원20전을 오가며 23원70전이나 변동했고, 3월 13일엔 1298원30전~1318원10전을 오갔다.
올 들어 하루평균 장중 변동폭은 8원41전이었다. 2021년 5원17전, 지난해 8원37전에 비해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 불안이 높았던 2010년(9원46전) 후 13년 만의 최대이기도 하다.
종가 환율을 기준으로 한 환율 변동폭도 크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하루평균 5원86전이었다.
9월 들어 변동폭이 축소되다가 추석 연휴를 전후로 10원 넘게 오르내리는 날이 나오는 등 등락이 심해졌다.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6원52전에 비해서는 변동폭이 줄었지만 2021년(3원63전)에 비해선 61% 확대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