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세계 경제에 ‘큰 문제’…아직 초기, 취약성 더 커질 것
강달러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달러 초강세 현상이 올 들어 확인되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전 세계 국가들에게 ‘큰 문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세계 무역과 금융에서 사용되는 주요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극심한 변동성이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이 같이 보도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키우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을 심화시켜 각국 중앙은행들의 골칫거리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국 화폐 가치를 방어하고자하는 중국, 일본, 유럽의 시도도 치솟는 달러 강세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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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중국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선을 돌파했다.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서만 14% 이상 치솟았다.
이는 1985년 지수가 구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화, 파운드화도 달러 대비 수십년만에 최저치로 내려 앉은 상태다. 신흥 시장의 타격도 크다.
이집트 파운드화는 18%, 헝가리 포린트화는 20%,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9.4% 하락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가 크다.
수십년래 최고 수준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올해 3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강달러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9월에도 최소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달러 시대
일각에서는 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중국과 유럽의 경제전망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제지표가 나은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강달러의 배경이 됐다.
WSJ는 “유럽은 러시아와의 경제전쟁 최전선에 있고, 중국은 부동산 붐이 꺼지면서 몇년 만에 최대 둔화에 직면해있다”면서
“세계 나머지 지역에 대한 암울한 경제 전망 역시 달러를 추가로 밀어 올리는 원동력”이라고 보도했다.
달러 초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의 라구람 라잔 교수는 “아직도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인도중앙은행 총재 시절 Fed의 정책과 강달러가 전 세계를 어떻게 강타했는 지 언급하며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취약성이 쌓여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신흥국, 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했다는 부분이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강달러는 이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을 더 키울 수 밖에 없다.
앞서 세계은행(WB)역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가 경기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의 일련의 금융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이머징마켓 정부들의 달러 표시 부채는 830억 달러(약 115조3700억원) 규모에 달한다.